“세금이 이렇게 많이 빠져나간다고?”
매달 급여명세서를 받아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생각해보면 매번 놀라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월급은 작고 귀여운데 거기에 소득세, 지방소득세 등의 세금까지 제외하면 월급은 더욱더 귀여워진다. 국민이라면 반드시 내야 하는 그것, 우리가 매달 내는 ‘세금’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쓰임도 다양하다. 하물며 방귀세, 수염세, 비만세까지 생겨났다. 과연 세금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문명과 국가의 동력은 바로 세금이었다. 기원전 2,500년 수메르의 점토판 기록으로 남은 것은 세금 납부 영수증이다. 거기서 5백년이 흐르면, 탈세한 밀수품을 들여오다 감옥에 갇히는 상인이 등장한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은 세금과 경쟁하고 숨바꼭질을 해왔다. 사회계약설의 토머스 홉스가 간파했듯이, “내 거”에서 떼어내 바치는 행위는 불공평만큼이나 참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인간적인 발로가 세금과 통치제도를 가다듬어왔다.
초기 세금 중에는 야만적인 행위가 다수였다. 이웃 나라를 무력 정복해 몰수해온 곡물과 귀중품이 곧 세금인 셈이다. 게다가 패전국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는 것도 모자라, 매해 꼬박꼬박 금전이나 공물을 바치게 했다. 반면 아테네의 세금은 귀족의 기부 같은 명예로운 행위였다.(리터지) 국가적인 행사에 귀족들은 ‘자발적으로’ 헌납했다. 최근까지 국가의 위기 때 금 같은 자발적인 기부가 장려되었던 것이 떠오른다.
근대에 들어와서도 국가가 보통 사람들한테 세금을 걷는 게 일상은 아니었다. 전쟁처럼 큰돈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소득세를 걷을 때에 한해 사람들은 수긍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가와 왕실의 씀씀이가 커져서, 거추장스러운 세금보다는 즉각적인 빚(채권 발행)을 선호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한 달 뒤 내야 할 세금보다는, 가늠할 수 없는 미래에 모두가 부담하는 국채에는 관심이 덜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대신 세금으로 부과한 잉카, 자신의 집에 세금을 물리는 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인 아프리카 추장, 블록체인을 닮은 명나라의 하천 통과세, 세금을 통한 부의 배분 문제, 미래에 등장할 로봇세와 유전자 과세까지. 『세금의 흑역사』는 국가와 시민 간에 영원한 도전과 응전이었던 세금이 어떻게 역사 속에 기록되었는지, 그리고 현실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거 사건들이 어떤 단서를 제공할지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경제사의 핵심 중에 하나는 세금의 역사이며, 고령화가 심화되고 복지가 강조되는 미래에 세금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이제 세금의 역사와 마주한다면 매달 내는 세금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IMF 조세 권위자와
이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함께 쓴
제법 재밌는 세금의 과거와 미래 전망**
시민들은 언제 순순히 세금을 내고, 언제 저항을 했는가?
11가지 세금의 원칙을 알면 경제와 부의 흐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