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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대사관의 비서, 밤에는 아프리카 부족의 여왕!
작성자 : 세종서적 등록일 : 2012.11.20 16:32:46      조회수 : 1936

아프리카에 변혁의 바람을 일으킨 여자 왕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왕이 되었다는 전화를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뛸 듯이 기쁠까? 못 들은 척 피하고 싶을까? 아니 그전에, 그 사실을 믿을 수나 있을까?
가나 대사관에서 비서로 근무하며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페기에게는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가나 오투암의 왕이었던 외삼촌이 타계하고 나서 왕으로 지목된 사람이 바로 페기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페기는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 미국에서 30년을 살아온 사람에게 뜬금없이 전화해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왕이 되어달라니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소식을 전한 친척은 진지하게 가나로 건너와 취임식을 치르라 하고, 그다음 날부터 출근길에서는 자꾸 “네가 왕이다”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왕궁의 뒷길을 거니는 꿈을 반복해서 꾸었던 젊은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게 맴돈다. 결국 페기는 왕이 되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긴 휴가를 내어 아프리카 대륙의 가나로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상상보다 훨씬 더 엉망진창인 마을의 모습이었다. 왕궁은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고, 아이들은 매일 몇 시간씩 걸어 연못에서 누런 물을 길어다 마시고, 병원은 침대가 부서질 정도로 낙후된 데다 의사가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왕실 원로들은 오랫동안 주민들의 세금을 착복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당장에 도망쳤을 이 괴로운 상황 속에서 페기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조상님들이 자신을 왕으로 임명한 참된 이유를 깨닫고, 온 힘을 다해 마을을 바꿔나가리라 맹세한다. 그때부터 페기의 열정적인 개혁이 시작된다. 여왕 페기는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페기의 행보를 엮은 책이며, 믿기지 않는 놀라운 실화이다.



지독한 부정부패와 비틀린 남성 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주민들을 위한 정치를 시작하다!


아프리카는 대륙 전체에 남성 우월주의가 만연해 있다. 가나만 해도 많은 부족의 왕들이 있지만 그중 여자 왕은 페기를 포함해 단 세 명에 불과하며, 페기가 속한 왕족에서는 300년 동안 여자 왕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가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여자는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또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부정과 비리, 뒷돈이 난무하는 까닭에 천연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주민들은 늘 빈곤함에 시달렸다. 페기가 왕이 되어 다스릴 가나의 오투암 역시 노쇠한 남자 원로들이 선왕마저 속이고 오랫동안 각종 세금과 토지 대금을 착취해오고 있었다.
페기는 원로들부터 먼저 바꿔나가지 않는 한 오투암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젊고 유능하며 청렴한 젊은 인재를 원로로 선정한다. 그리고 원로들의 원성과 반발,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뿌리부터 잘못된 세제를 집중적으로 개혁한다. 또한 사비를 털어 허물어져가는 왕궁을 고치고, 선왕의 장례를 치른다.
여전히 미국에서 일하며 휴가 때마다 가나를 오가면서 마을의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아나가고 있는 그녀의 특별한 행보는 「워싱턴 포스트」에 기사로 실렸고, 그때부터 페기를 돕는 후원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낙후된 아프리카를 바꿔나가려는 그녀의 지극한 정성에 사람들이 감동한 것이다.
여자의 몸으로 그 척박한 땅으로 건너가 왕 노릇을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페기는 그 어떤 남자도 못한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고, 마침내 주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얻게 되었다. 가나 정부도 그녀의 행보를 보고 오투암에 도로 공사를 실시하기로 계획했다. 페기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정부마저 움직인 것이다.
여왕 페기는 진정한 지도자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 시대에 이상향의 지도자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며, 그들이 나아가야 할 바른 길을 제대로 제시하는 책이다. 독자들은 페기가 부패한 원로들을 몰아내고 마을을 바로 세워가는 과정에서 속에서 통쾌함을 느낄 것이며, 아울러 당연한 듯 누리고 살았던 문명의 편리함과 발전된 환경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찬사



“놀랍고도 멋진 책. 환희 그 자체.”
-알렉산더 맥콜 스미스, 영국 BBC 드라마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작가



“한 여인이 우리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왕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그린 경이로운 이야기다. 압도적이면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 책은 대단히 유쾌하면서도 흡입력이 강하다.”
-데보라 로드리게즈, 『카불 미용 학교』 작가



“페기린 바텔스가 느닷없이 주어진 책임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우러나는 미덕을 깨닫는다.”
-제프리 재슬로, 『마지막 강의』 공동 저자



지은이 페기린 바텔스


1953년 가나에서 태어나 20대 중반에 미국 워싱턴 D. C.로 이주했고, 가나 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1997년에 미국 시민이 되었다. 2008년에 7,000명이 살고 있는 가나 오투암의 왕으로 간택되었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 주 실버 스프링에 거주하며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1년에 몇 주 동안 가나에서 지내며 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엘리너 허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침실 권력(Sex with Kings)』과 Sex with the Queen을 포함해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세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다. 허먼이 쓴 페기에 대한 인물 탐구는 『워싱턴 포스트 매거진』에 커버스토리로 실렸다. 현재 버지니아 주 매클린에 거주한다.



옮긴이 김미정


서울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한세대학교 영어통번역과에 출강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나누고 웃고 행복하기』, 『크래시』, 『나를 위해 산다는 것』, 『초콜릿 러버스 클럽』,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내추럴』, 『여자, 회사를 사로잡다』, 『인생의 스위치를 다시 켜라』 등이 있다.



본문 발췌



“내가 새로운 왕이라니 무슨 소리죠?” 페기가 예민하게 물었다. “오투암에서는 지금껏 여자가 왕이 된 적이 없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왕궁에서 열린 어머니 생신 잔치에 참석한 이후 전 그곳에 가지도 않았는걸요. 나는 워싱턴 D. C.에 사는 미국 사람이에요. 이건 말도 안 돼요.”
페기는 콰메 룸포포가 착각한 것이고, 원로들이 자신을 모후(母后)로 간택한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가나에서는 왕의 아내가 아닌 왕의 어머니가 여자와 아이들에 관련된 일을 관장했다. 모후는 열정적이고 인내심이 강하며 어려움을 보듬는 대사로서 왕에게 부드럽게 조언하고 왕이 그 말을 묵살하면 조용히 수긍하는 자리였다.
생각해보니 페기는 끔찍한 모후가 될 것 같았다. 페기는 남자에게 굽실거릴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왕이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왕을 상당히 들볶으며 여자와 아이들에게 좀 더 잘해주라고 고래고래 호통칠 사람이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는 어리석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해서 무턱대고 아이만 많이 낳는다고 꾸짖을 것이다.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가지고 정의심에 불타는 페기가 왕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페기가 왕이 된단 말인가? (31페이지)
다음 날 아침, 페기는 다크서클이 뒤덮인 얼굴로 차를 몰아 출근하는 길이었다. 록 크리크 파크웨이에 접어들어 신호등에 다가가자 페기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또 무슨 소리가 나면 어쩌지?’
“나나, 오에 와에이미암, 니에 비아라 나 워돈데 온예 오헤네.” 그 목소리가 또다시 울려 퍼졌다. ‘나나, 당신의 운명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왕이나 왕비가 되는 건 아니다.’
차 안에 조상님이 타고 있는 게 분명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운전하고 있는데 그 옆에 앉은 귀신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만약 잘못 대답하기라도 하면 어쩌지? 페기는 그냥 계속 운전하기로 했다.
몇 초 후, 작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또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당신의 운명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왕이나 왕비가 되는 건 아니다.” 이번에는 페기의 귀에 제대로 들리게 하려는 듯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페기가 대답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그렇게 하겠어요.” (65페이지)



페기는 왕으로서의 위상이 저 높이까지 올라가서 현기증이 났지만, 회의를 하고 나니 정신이 퍼뜩 들 정도로 땅바닥으로 패대기쳐졌다. 아내 폭행, 형편없는 의료 서비스, 교육 기회 부족, 쓰레기 수거 전무, 수도 시설 파손, 게다가 재원 부족. 페기는 왕위를 수락하기 전부터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오투암의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니 저 바닥으로 떨어져 맨 처음에 품었던 낙관적 미래가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페기는 왕위를 수락하면서 선조들의 은총을 입어 오투암 부족민들의 훌륭한 지도자가 되리라 믿었다. 실수였을까? 스스로 자초한 결과일까? 도대체 이들을 어찌 도와야 할까? (143페이지)
“어부세를 거둘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았는데 왜 우리가 왕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까? 우리가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니 왕께서는 그저 따라주시지요.”
“왕에게 이렇게 무엄하게 굴다니!” 페기는 식탁을 내리치며 호통쳤다. “내가 남자였다면 이리 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이건 어부세를 거둘 가장 확실한 방법도 아닙니다. 대체 누가 매일 해안까지 내려가 생선을 얼마나 잡았는지 일일이 확인한단 말입니까? 주간이나 월간 단위 어획량에 따라 징수할 것입니다.”
“오투암에서 오래 산 사람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모세스 삼촌은 손을 크게 휘저으며 외쳤다. “난 오투암에서 나고 자라 나이를 먹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왕께서는 케이프 코스트에서 태어난 이후 줄곧 미국에서 사셨잖습니까? 바다에 대해 뭘 얼마나 안다고.” “최대한 정중히 말씀드리자면, 나나. 이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재무 담당 이사이아가 슬쩍 거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치아미가 급히 끼어들었다. “우리 말대로 하시지요. 왜 이렇게 매번 일을 복잡하게 만드십니까? 도착한 지 고작 몇 시간밖에 안 됐는데 벌써부터 분란을 일으키시는군요.”
페기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드디어 이제껏 벼르던 연설을 써먹을 때가 되었다. 페기는 그녀가 원로들만큼 강하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원고를 작성했다. “당신네들과는 달리 나에겐 불알이 없습니다. 하지만 난 젖가슴이 달린 남잡니다! 나는 남자이자 왕입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세요.” (245페이지)



한 남자가 일어나서 외쳤다. “신의 은총에 힘입어 저희는 훌륭한 왕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나나께서는 이곳에 물을 끌어와 주셨고, 미국 사람들이 저희 아이들의 교육을 후원하도록 주선해주셨습니다. 자나 깨나 하루 일과 중 맨 처음과 마지막에 하는 일은, 나나를 위해 신께 기도를 올리는 것이지요. 우리 마을을 위해서 나나께서 하실 수 있는 모든 것을 행할 수 있도록 나나께 힘을 내려달라고 하늘에 부탁해야 합니다.”
“신의 은총이 가득하길!” 몇몇 사람들이 영어로 이렇게 외쳤다.
“아이 드제!” 정말 잘하셨습니다.
“나나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렇다. 사람들은 페기를 자랑스러워했다. 이렇게 순박한 농부와 어부와 할머니들이 페기를 자랑스러워했다. 페기는 그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도중에 수많은 어려움과 술수를 만나기도 했으나 그들에게 사랑받았다. 페기는 그 사실을 깨닫고는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기듯 기쁨으로 몸이 붕 떠오를 것 같았다. (51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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