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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도자료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작성자 : 세종서적 등록일 : 2012.11.20 16:54:11      조회수 : 1919

모든 서구문화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통한다!



움베르토 에코 이래 문학계 최고의 지성이라 평가받는 알베르토 망구엘은 서구문화의 최초이자 시작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 찾는다. 그러나 그 출발점을 찾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저자인 호메로스라는 인물 자체가 실존했었는지 아닌지에서부터, 그가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 또는 한 사람이었는지 여러 사람이었는지조차 분명치 않다. 그는 기록에 따라 천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였고, 그가 집필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역시 여러 세대를 거치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래를 서사시로 예견한 이 전설 같은 작품들은 기독교 안에서, 이슬람 세계 안에서, 또 서양 문학 작품들 안에서 다양하게 변화하고 적용되어왔다. <일리아스>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네이스>를 쓴 베르길리우스, <신곡>에서 호메로스를 등장시킨 단테, 희곡 <트로일로스와 크레시다>를 썼던 셰익스피어, 그리고 그리스어나 라틴어로만 읽히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영역하여 대중에게 소개한 영국의 대표시인 포프와 바이런 등을 통해서 호메로스와 그의 작품들은 현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상을 바꾼 10권의 책들, 그리고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영국의 명문 출판사 애틀랜틱북스는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의 세계를 이루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명저 10권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종의 기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인권., <성서>, <꾸란>, <전쟁론>, <자본론>, <국가론>, <국부론>, <군주론>이 그 책들이었고,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필자 10명이 이 명저들에 대한 전기(Biography)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도록 집필해나갔다. 이 시리즈는 출판사와 각계 최고의 지식인들이 참여한 방대한 프로젝트가 되었고,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까지 마지막 권이 출간되지 않았을 만큼 참여한 모두가 심혈을 기울인 인문학계에 획을 그을 만한 역작이 되었다.
서양문학사를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책이 바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은 이 두 책의 줄거리, 등장인물, 그리고 사건들에 대한 나열, 즉 책의 내용에 대한 것들뿐이었다. 하지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는 이 두 권의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물론, 이 책들의 시작점은 어디이며 작가로 알려져 있는 호메로스라는 사람의 존재 여부에서부터 출발한다. 호메로스가 시를 구술로 지었는지, 아니면 문자로 지었는지 파악하기 전에 먼저 과연 그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그의 일생은 어떻게 펼쳐졌는지 접근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심지어 그의 출생지가 어디인가에 대해서 이제는 서로 자신들의 지역이 그의 고향이라며 일곱 도시들이 나서서 주장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을 만큼 호메로스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17세기에 영국의 시인 토머스 헤이우드는 호메로스의 출생지에 대한 논쟁 속에서 사후에야 명성을 얻게 된 불우한 예술가와 비슷한 운명을 보았다.
그는 “호메로스가 죽고 나니, 일곱 도시가 그를 두고 다투는구나. / 그는 살았을 적에는 머리를 가릴 지붕조차 없었는데”라는 구절로 이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망구엘은 모든 가능성을 따져볼 때 2,500년 이상의 장구한 세월 동안 서구 세계의 상상력을 먹이고 키워 풍요롭게 해주었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규정지을 수 없는 방식으로 이리저리 표류하다가 마침내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그 존재를 드러냈다고 주장한다. 이런 면에서 두 작품은 정규적인 문학적 산물이라기보다는 대중적인 신화에 훨씬 더 가깝다. 옛 민요들이 솎아지거나 서로 섞이는 과정을 통해 두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망구엘은 다양한 작가들이 그들의 작품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두 작품을 인용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소개하면서, 우리가 이 두 책을 안다고 하는 것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주석을 달고, 새롭게 지어내고, 해석하고 각색해왔던 하나의 이야기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며 이는 앞으로도 우리의 삶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한 찬사



모든 위대한 문학 작품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디세이아>이다.


- 레몽 크노(프랑스의 작가)



알베르토 망구엘이 준비한 ‘호메로스 여행’을 즐기면서 멀미가 날 수도 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트로이의 멸망에서 시작하는 로마 제국 건국신화를 만들어낸 베르길리우스로부터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번역하고 암송하며 연구한 중세 유럽과 아랍의 학자들, 제2의 호메로스가 되거나 그의 작품을 패러디하는 데 도전한 근대 서구의 작가들, 그리고 이 모든 작품들을 극화한 현대의 연출가들에 이르기까지, 영혼을 자극하는 방대한 읽을거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더 타임스」



지은이 알베르토 망구엘


알베르토 망구엘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이자 비평가, 번역가, 편집자이다. 1948년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망구엘은, 십대 후반에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나면서 그에게서 얻은 문학적 영감을 바탕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독서의 역사(A History of Reading)>, <독서일기(A Reading Diary)>, <밤의 도서관(The Library at Night)>, <종려나무 아래의 스티븐슨(Stevenson Under the Palm Trees)>등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이를 통해 메디치상을 포함한 다양한 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 훈장을 받았다. 1982년 캐나다로 이주한 뒤,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다.



옮긴이 김헌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인문대 철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협동과정 서양고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수료와 함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로 적을 옮겨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수사학의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 문명연구사업단 연구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2004), <위대한 연설-아테네 10대 연설가 이야기>(2008), <문명 안으로󰡕>(공저, 2011) 등이 있다.



본문 발췌



라틴 독자들에게 호메로스를 소개한 사람은 리비우스 안드로니쿠스였지만, 문학적인 입양을 통해 호메로스를 라틴 작가로 만든 사람은 베르길리우스였다. 아마도 로마의 가장 위대한 문학적 성과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Aeneis)>는 명시적으로 호메로스의 시들을 본으로 삼았다. 그리고 만약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에게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면, 그 역 또한 진실이다. 호메로스는 베르길리우스의 시대 이후 로마 최초의 신화 창조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82페이지)



단테는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의 「지옥편」 첫 번째 모둠에서 고대의 위대한 작가들의 무리를 만날 때, 작가들이 무리지어 있는 곳의 맨 앞에 호메로스를 등장시켰던 것이다. 그는 서사시 계열의 최고봉임을 나타내려는 듯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호메로스와 그의 동료들은 인사를 하려고 다가왔다. 먼저 베르길리우스에게 인사한다. “영광을 돌려라, 시인들 중 가장 높은 이에게. 떠났던 그의 그림자가 돌아오는구나.” 그다음에는—베르길리우스의 기쁨에 더하여—단테에게도 인사한다. 말하자면 먼저 로마의 승리를 노래했던 거장 시인에게, 그리고 두 번째는—나중의 일이지만—기독교의 승리를 노래한 거장 시인에게 인사한 것이다. 그가 위대한 시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호메로스는 신들이 고대인들에게 영향을 끼친 방식과 어느 정도 유사한 방식으로 단테와 그의 동시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136페이지)



괴테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호메로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어린 시절에 처음 접한 책들 중에는 󰡔아라비안나이트(Alf laylah wa laylah)󰡕와 페늘롱의 󰡔텔레마코스의 모험󰡕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있었다. 스물한 살이 되던 1770년까지 괴테는 헤르더에게 일종의 부끄러움을 느꼈다. 헤르더는 당시 스트라스부르에서 학생으로 지내던 어린 괴테의 친구가 되어 그를 도와주었다. 특히 호메로스의 그리스어 원전을 라틴어 번역본과 나란히 두고 읽으면서 그리스어 공부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원전을 읽을 줄 알게 된 괴테는 호메로스의 책들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의 주인공에게 빌려줄 수 있게 되었다. 괴테는 놀랄 만한 인기를 얻게 될 이 소설을 3년 뒤에 90일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써냈다…….


괴테는 1832년 사망하기 직전에 그의 자서전인 <시와 진실(Dichtung und Wahrheit)>의 마지막 부분을 끝냈다. 이 책에서 괴테는 호메로스의 재탄생을 목격할 수 있었던 그의 세기를 “운이 충분히 좋은 세기”라며 환호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문학사(文學史)에서 이 시대는 행복한 시대이다. 과거의 위대한 예술 작품들이 다시 표면으로 떠올라, 우리의 일상적 행동의 한 부분이 되는 시대이다. 바로 이 시대에 과거의 위대한 예술 작품들이 새로운 결과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의 태양은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요청에 따라……우리는 더 이상 호메로스의 시 안에서 폭력적이고 과장된 영웅적인 세상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하나의 본질적인 현재를 비추는 진실을 보았다. 우리는 가능하면 그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229, 240페이지)



니체보다 10여 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마추어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은 <일리아스>가 창작이면서 동시에 역사이기도 하다는 이중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호메로스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생각한 슐리만은 호메로스라는 인물의 진실성보다는, 그가 지은 시들의 진실성에 더 관심이 많았다. 즉 호메로스의 책들을 적절하게 해독한다면—설사 그것들이 시학적인 창작물이더라도—트로이아의 물리적 위치에 대한 정확한 길잡이를 제공받을 수 있으리라 고 믿었던 것이다…….
슐리만은 고대 그리스를 방문하여 호메로스가 기술한 장소들을 탐험하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이 일에서 그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1873년 <일리아스>를 여행의 길잡이로 사용한 슐리만은 오늘날 터키의 북서쪽에 있는 히사를리크 마을 아래에서 전설적인 도시 트로이아를 발견했다. 그곳에 는 트로이아의 도시들이 무려 아홉 개의 지층을 이루고 있었다. (253페이지)



버틀러는 <오디세이아>를 주의 깊게 읽으면 그 작가가 눈먼 남성 음유시인이 아니라, 시칠리아 출신의 젊은 미혼 여성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된 버틀러는 󰡔오디세이아󰡕 안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실들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그는 그 서사시 안에서 “젊은 여자라면 쉽게 저지를 수 있지만, 남자라면 거의 하지 않을” 실수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버틀러는 그중 몇 가지를 목록에 올렸다. 배가 양쪽 끝에 방향타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제9권), 막 자라나는 나무에서 잘 마른 재목을 베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제5권), 날고 있는 매가 공중에서 먹이를 찢을 수 있다고 믿는 것(제15권) 등이 그것이다. 그다음에 그는 오디세우스의 궁전 구석구석을 주의 깊게 확인했는데, 이는 오직 여성만이 건물의 모든 곳에서 일어났던 일을 알고 있으리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특정한 기술(記述)들이 문제를 드러냈을 때, 그는 다시금 오직 여성만이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위해 “성문들의 위치를 약간 바꾸는 것”에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으리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가 침대에 있을 때……그리고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페넬로페가 먼저 이야기한다. 내 생각에 남성 작가라면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페넬로페의 이야기가 그다음에 오도록 했을 것이다.” (261페이지)



어떤 시대에서든 사람들은 고전을 그들 자신의 고유한 관습적 어법으로 다시 상상해낸다. 1954년 이탈리아의 소설가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세계에서 호메로스는 “순수한 대중적 볼거리”로 표현되고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는 요즘 용어로 말하면 영화를 뜻한다. 그의 소설 󰡔경멸(Il Disprezzo)󰡕에서 화자는 『오디세이아』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그가 보았던 영화의 연출 방식으로 번역한다. 오디세우스가 물속에 있는 나우시카를 엿보는 장면은 스트립쇼 ‘목욕하는 아름다운 여인들’로, 키클롭스는 「킹콩(King Kong)」으로, 키르케는 빌헬름 파브스트가 1932년에 만든 영화 「아틀란티스의 여왕(The Mistress of Atlantis)」에서의 안티네아로 바뀐다. (288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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